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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매력 그러나 정복하기 힘든 그대 이름은 ‘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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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최고관리자
  • 작성일 2014.07.19

아파트 브랜드 ‘인스빌’로 알려진 신안이 화장품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안그룹은 새로운 자회사 아름연화장품을 런칭, 지난달 홈쇼핑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 시작을 알렸다. 신안그룹은 건설, 레저, 금융, 호텔, 철강 등 19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골프장과 골프코스를 보유, 최근 레저 명가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실 아름연화장품은 지난해에 설립되어 일찌감치 중국 수출을 진행 중인 상태. 아름연화장품은 올 하반기 스포츠 레저 전문화장품 고위드미(Go with Me)를 출시하고 유통 다각화를 통해 화장품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명품 주얼리·패션 브랜드 제이에스티나를 운영하고 있는 로만손은 전속모델 지드래곤과 함께 향수 브랜드 쥬 퍼퓸을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며 화장품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로만손 측은 이미 2013년 초 “화장품시장 진입을 위한 초기 전략으로 향수사업을 먼저 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의 최대 관심주는 화장품이다. CJ, 롯데, 신세계, GS, 애경, 농심, 삼양, 교원 등 이미 화장품시장에 진입한 대기업들 외에 이랜드가 화장품사업을 준비 중이며, 한국오츠카제약과 대웅제약 등 제약계의 대표주자들도 화장품을 신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다양한 대기업들이 화장품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무궁무진한 잠재력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시장은 서서히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중국과 동남아, 중동, 중남미, 유럽, 북미, 아프리카 등의 해외 시장은 개척의 여지가 충분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 45조원 규모의 중국 시장은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데다 최근 3년간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제1의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각 분야에서 입지를 다진 대기업들이 화장품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문제는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둔 기업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투톱 체제가 형성된 이후 지난 20여년 간 그 어떤 대기업도 이들의 아성에 범접하지 못했다.

1990년대 제일제당의 화장품사업 실패는 대표적인 사례다. 제일제당은 1994년 식물나라를 통해 화장품시장에 진출, 기존의 시판 채널 대신 슈퍼마켓과 편의점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OEM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한 제일제당은 독자적인 생산 공장을 확보하고 기초 라인에 이어 색조까지 품목을 확대하는 등 두드러진 행보를 보였으나 1999년 로레알에 화장품사업부를 매각했다. 화장품 제조사업에서 쓴맛을 본 제일제당은 곧바로 CJ올리브영을 런칭하며 유통으로 방향을 바꿨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은 지난해 말 향수·화장품 수입사업을 신세계백화점에 양도했으며, 호텔신라는 2011년 뷰티 편집숍 스위트메이를 통해 화장품시장에 첫발을 내딛었으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은 화장품사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나 유통부터 단계적으로 전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도 대기업들의 화장품시장 진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전망은 다분히 회의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시장은 타 산업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은 게 사실이지만 대기업이라면 몸집과 기대치에 상응하는 성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공한 예는 찾기 힘들 정도였다”며 “아모레퍼시픽이 왜 70년째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지, LG그룹의 계열사인 LG생활건강이 왜 만년 2위에 머물고 있는지 냉철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금력과 유통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대기업들은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 등 긍정적인 면만 바라보고 섣불리 화장품시장에 진출했다가 고전하거나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아모레퍼시픽이 주도하는 국내 화장품시장은 유수의 해외 브랜드들도 한계를 절감할 정도로 견고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전략이 뒷받침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박근혜정부가 한국을 2020년 화장품산업 세계 7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 화장품산업은 한국화장품, 한불화장품, 코리아나, 엔프라니, 피어리스, 참존, 에바스, 라미화장품 등의 중견기업들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치열하게 경쟁하던 1980~90년대에 양적으로, 질적으로 두드러지게 성장했다”면서 “이전까지는 화장품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미미했던 만큼 상황이 달라지면서 새로운 화장품 강자가 탄생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www.yakup.com/news/index.html?mode=view&cat=15&nid=176088